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아카이브
APE CAMP

2025 APE CAMP 참여 후기③ : 곡수인 퍼실리테이터

지난 5월,
3일간 이어진 <제4회 에이프캠프>는 각기 다른 배경의 수 많은 예술가·기술전문가들의 만남 속 협업과 실험이 펼쳐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번 캠프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참가자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퍼실리테이터들의 역할도 큰 힘이 되었는데요.
퍼실리테이터의 시선에서는 다양한 배경의 창작자들이 모여 협업하는 과정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 속에서 어떤 의미와 가능성을 발견했는지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EVE_7352

[곡수인2023 에이프캠프 우수 참가자 선정, 2024-25 에이프캠프 퍼실리테이터


 

Q1.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곡수인 | 안녕하세요. 무대예술을 기반으로 영상과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경계 없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연출가 곡수인입니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고 그 가능성을 실험하는 ‘APE TALK’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창작은 서로 다른 언어들이 충돌하고 뒤섞이며 새로운 감각적 경험으로 태어나는 과정이며, 그런 의미에서 에이프캠프는 매해 저에게도 다시 시작하게 하는 자리입니다.


Q2. 올해 제4회 에이프캠프 현장에서 전반적으로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EVE_3968EVE_2052
곡수인 | 올해 에이프캠프는 규모와 밀도 면에서 가장 인상 깊은 기수였습니다. 국내외 참가자 구성의 다양성은 물론 기업과의 협업이 더해지며 프로그램의 외연이 한층 확장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참가자 개개인의 실행력 있는 프로젝트 기획 역량이 돋보였고, 이는 캠프 전반의 에너지와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해외 참가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만들어낸 문화적 교류의 흐름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창작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지만, 예술에 대한 진심은 국적을 넘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습니다.


Q3. 퍼실리테이터로서 캠프를 운영하며 어떤 역할을 했고, 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EVE_3824EVE_0811
곡수인 | 이번 캠프에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단순한 안내자를 넘어, 관계의 연결자이자 협업의 촉진자로 확장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율하고, 프로젝트 아이디어 간 교차점을 찾아주는 큐레이션형 퍼실리테이션이 요구되었으며, “혹시 이 분야에 아는 사람이 있느냐”, “이 기술을 함께 다뤄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네트워킹을 넘어선 실질적 연결의 가치를 실감했습니다. 서구권 참가자들과 한국 참가자들 사이에서 드러난 작업 리듬의 차이도 흥미운 관찰 지점이었습니다. 해외 참가자들은 캠프의 압축적인 일정에 놀라워하면서도 한국의 집약적인 작업 방식에 흥미를 느꼈고, 한국 참가자들은 이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거나 자신의 언어를 설득력 있게 번역하려 애쓰며 서로의 속도와 표현을 존중했습니다. 그 과정은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네트워킹과 협업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구현했습니다.

Q4. 퍼실리테이터의 시선에서 본 에이프캠프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VE_2273
곡수인 | 에이프캠프는 단순히 예술가와 기술가가 만나는 자리를 넘어, ‘융복합 예술’이라는 개념을 삶의 언어로 감각하게 하는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융합적 실천을 이어온 참가자들도 있었고 이제 막 접점을 모색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가치였습니다.
특히 이번 4기에서는 피칭을 넘어 퍼포먼스, 시뮬레이션, 오디오비주얼 아트워크 등 결과물의 질적 확장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에이프캠프가 단순한 아이디어 교류를 넘어 실제 구현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창작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다만 이미 융복합 작업에 익숙한 참가자들이 많아진 만큼, 특정 분야에만 집중해온 이들에게는 진입 장벽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에이프캠프는 더욱 많은 루키들에게 ‘융합’의 첫 문을 열어주는 캠프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5. 마지막으로, 에이프캠프를 함께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나 앞으로의 바람을 들려주신다면요?

곡수인 | 에이프캠프는 매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낯선 언어로 협업하는 일은 늘 조심스럽고 불확실하지만, 저는 그 불확실성 속에서 창작의 본질적인 에너지가 나온다고 믿습니다.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며, 이 캠프가 단순한 ‘예술×기술’의 만남을 넘어 지속 가능한 예술 네트워크를 고민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에이프캠프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들에게 작지만 강한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