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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면과 외부세계의 반복되는 관계적 양상 | 예술공간 영주맨션 《명상법》

등록일
2025-11-17
조회수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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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사진: 촬영 정비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로 선정된 예술공간 영주맨션. 1960년대 지어진 영주아파트에서 시작된 영주맨션은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실험할 있는 프로그램 〈영주맨션+( )+조응〉을 운영해 왔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장한이와 원나래 작가의 2인전 《명상법》은 내면으로 향하나 결국에는 외부세계에 도달하는 자본화된 세계의 구조를 탐구한다. 인간의 수양마저 이미지로 소비되는 상황 속에서 작가의 고찰은 명상의 움직임을 체험할 있는 장을 형성한다.

 

예술공간 영주맨션은 2025년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장한이, 원나래 작가의 2인전 《명상법》을 개최한다. 《명상법》은 현대사회에서 명상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온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명상이 끝난 이후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외부세계와 교류해야 하는 구조를 되짚는다. 시간이 자원으로 인식되고 내면의 수양을 위한 행위마저 웰니스, 자기계발 같은 키워드로 둔갑하는 현대사회에서, 현대인의 행위는 유형화된 이미지로 소비된다. 

 

장한이는 현대사회에서 자원이 된 시간을 생애주기의 감각과 정서로 환원하는 회화를 그린다. 그는 《명상법》에서 시간의 흐름을 감각할 수 있는 대안적인 단위로서 이십사절기를 활용한다. 〈짧은 시간, 긴 숨〉은 아홉 절기에 해당하는 회화들을 선보여, 관객이 계절의 감각과 정서를 복기하기를 제안한다. 〈서두르지 않는 시작과 멈추지 않는 끝〉은 사계절 중 춘분, 하지, 추분, 동지의 상징들을 통해 한 해의 흐름을 전달한다. 그의 회화 안에서 시간은 자본화된 세상을 떠나 무위자연의 감각으로서 기록된다. 동시에 기호와 패턴이라는 도식을 사용하여 외부세계와의 끊임없는 연결고리를 암시한다.

 

원나래는 한 개인이 가꾸는 삶이 사회적인 틀과 분리되지 못하고 이미지로 변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명상법》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주축으로 한 미디어 문화 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취미마저 현대적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키워드로 분류되고, 유형화된 이미지로 소비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Rabbit hole.zip〉은 소셜미디어 피드에 업로드 된 이미지를 통해 식물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비슷한 이미지가 반복되는 상황과 알고리즘의 작동방식을 관객에게 펼쳐 보인다. ‘셀피’ 문화를 빗댄 시리즈 〈Selfie of Staghorn Fern〉은 식물 박쥐란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크롭한 이미지를 통해 ‘셀피처럼’ 인위적으로 최선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개인의 수련이 이미지로 소비되고, 그 이미지에 다시 영향을 받아 수행을 하게 되는 자본화된 사회구조를 은유한다. 

 

《명상법》은 개인의 수양과 취미마저 외부세계로 연결되는 자본화된 사회에서 발생하는 내면과 외부세계의 반복되는 관계적 양상을 살펴본다.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을 번갈아 살펴보며, 끊을 수 없는 외부세계와의 고리 속 움직임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개인의 수련이 이미지로 소비되고, 소비된 이미지의 영향을 받아 수행이 행해지는 상황을 우리는 앞서 원나래의 작업에서 발견한 바 있다. 한편, 장한이는 자본화된 사회에서 벗어난 인간적인 감각을 그림에 함축하고자 하나, 기호와 패턴이라는 상업적 도식을 도입해 서술하면서 끊을 수 없는 외부세계와의 고리를 암시한다. 이러한 모순은 두 작가가 함께 만든 〈가꿈의 단편들〉에서 정과 반을 이루고 합으로 나아가는 변증법적인 풀이 과정을 이루며 전개된다. 그야말로 명상을 위한 장이다. 여기서, 명상을 시도해보자. 그리고 또 의심해보자. ‘놀라운 변화’는 찾아오는가? 무엇을 위한 변화인가? 자 이제 천천히 눈을 떠 보자.

- 박혜정

 

 


《명상법》

2025.5.19-6.15.

예술공간 영주맨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장한이 [짧은 시간, 긴 숨] 시리즈 전시전경 사진 촬영 정비소.jpg 

장한이, 〈짧은 시간, 긴 숨〉 시리즈.

촬영: 정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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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법》 전시 전경.

촬영: 정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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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법》 전시 전경.

촬영: 정비소.

 

 

원나래, [박쥐란 셀피] 시리즈 전시전경 사진 촬영 정비소.jpg 

원나래, 〈박쥐란 셀피〉 시리즈.

촬영: 정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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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법》 전시 전경.

촬영: 정비소.

 

 

예술공간 영주맨션               

예술공간 영주맨션은 부산 중구 영주동에 있는 오래된 영주아파트 9-다동 지하 5호에 자리 잡고 있다. 영주맨션이란 이름은 2018년 전시공간을 개관할 당시 영주아파트가 웹지도에 표시 되지 않아 지어진 이름이다. 영주아파트의 '영주'와 한국에서 오래된 아파트를 뜻하는 ‘맨션’ 을 붙여 전시 공간 이름 자체를 영주아파트의 정체성을 담아 영주맨션이라 짓게 되었다. 영주 맨션은 거주 공간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미술전시 공간으로, 사적인 공간인 ‘집’이 공개된 ‘전시 공간’이 되면서 가지는 교차된 안/팎의 특성을 띠고 있다. 우리는 지난 시기의 예술장소 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구성’ 하고 사적인 영역으로 격하되기 쉬운 개인사/미시사들을 보존 하여 재맥락화하려 시도한다. 지난 시기의 화이트큐브와 그 이후의 현장성 있는 장소들이 각 각 갖는 맥락을 조금씩 가져오고, 동시에 조금씩 비껴나가, 다른 방식으로 안-밖을 연결하는 전시가 가능한지를 실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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