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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민, 《폭포와 희열》 전시 전경.
촬영: 조준용.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로 선정된 차재민의 개인전 《폭포와 희열》은 홍제천 인공 폭포 일대를 배경으로, 도시 공간에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움직임과 감정의 리듬을 포착한다. 작가는 기존 작업에서 지속해 온 문제의식을 도시의 서식지로 확장해, 일상에서 ‘머무는 것’과 ‘견디는 것’이 어떻게 감각화되는지를 탐구한다. 홍제천 일대를 촬영한 다채널 영상과 함께 드로잉, 콜라주 작업을 병치함으로써, 인공 폭포와 굴다리, 강변 산책로 등 도시의 주변부 공간을 서로 다른 시점에서 교차시키고, 인간과 비인간의 리듬이 중첩되는 도시적 정동의 다층적 구조를 드러낸다.
차재민 개인전 《폭포와 희열》은 도심 속 인공 폭포와 그 주변 공간을 하나의 서식지로 삼아, 일상적으로 통과되던 장소에 축적된 감각과 정서를 관찰하는 전시다. 작가는 서울 홍제천 일대를 촬영한 영상과 드로잉, 콜라주 작업을 통해 인공 폭포, 굴다리, 강변 산책로 등 도시의 주변부 공간을 다시 불러오며, 동일한 장소를 가로지르는 서로 다른 시점과 리듬을 한 공간 안에 병치한다.
전시의 중심 작품인 영상 〈폭포와 희열〉(2025)은 홍제천 인공 폭포와 굴다리, 강변을 오가는 사람과 새, 물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 개의 채널로 구성한 영상 작업이다. 전시장에 병풍처럼 나란히 배치된 세 개의 화면은 각각의 시점을 유지한 채 동시에 작동하며, 관객의 시선이 한 화면에 고정되기보다 이미지들 사이를 오가도록 유도한다. 영상은 특정한 서사를 따르기보다, 서로 다른 타자들의 움직임과 리듬이 한 공간 안에서 겹쳐지고 흩어지는 구조를 취한다. 이를 통해 홍제천 일대가 삶의 가장 일상적인 몸들이 모이는 장소이자, 감정이 정착되는 공간으로 드러난다.
영상 속에는 굴다리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의 동선, 서식지에 머무는 왜가리와 백로의 몸짓, 반복적으로 낙하하는 인공 폭포의 물줄기 등이 등장한다. 작가는 폭포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감각적 쾌락의 대상이 되는 장면이, 폭포 자체에는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운동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감상과 작동 사이의 어긋남을 영상 구조로 제시한다. 전시는 이러한 반복과 어긋남을 통해 도시 공간 속에서 형성되는 미세한 정동의 층위를 가시화한다.
전시에는 드로잉과 콜라주 작업도 함께 제시된다. 드로잉은 영상의 설계도나 설명을 위한 보조 자료가 아니라, 작가가 앉아서 평면을 내려다보며 작업하던 신체의 시점을 그대로 반영한 감각적 좌표로 기능한다. 일부 드로잉은 벽면이 아닌 좌대 위에 매립되어, 관객이 내려다보는 방식으로 감상하도록 설치된다. 과슈 드로잉 연작 〈콘크리트의 표정〉(2025), 〈수수께끼〉(2025), 〈서식지〉(2025)는 홍제천 일대의 구조물과 수면, 그 위를 오가는 사람과 새의 움직임을 감정의 지지체로 재구성한다.
디지털 프린트와 콜라주로 구성된 〈폭포와 희열을 위한 연구 1, 2〉(2025)는 영상 작업의 리서치 과정에서 생산된 이미지들을 재편집한 작업으로, 로케이션 리서치를 통해 촬영한 사진에 붓질과 텍스트를 중첩해 구성되었다. 이 작업은 영상으로 구현되지 않은 이미지와 간극을 그대로 남기며, 영상과는 또 다른 방식의 평면적 사유를 제안한다, 장편 에세이 필름 〈밤의 편대〉(2026년 예정)를 위한 드로잉 연작 〈밤의 편대를 위한 연구〉(2025)도 함께 소개된다. 이 작업은 정신질환을 앓는 당사자가 아닌, 그들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에서 출발한 것으로, 《폭포와 희열》 이후 이어질 제삼자의 언어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예고한다.
차재민의 개인전 《폭포와 희열》은 굴다리와 인공 폭포 주변, 산책로와 같은 도시의 부차적 공간을 고통과 희열이 교차하는 정동의 중심으로 재위치시키며, 인간과 비인간의 리듬이 동등한 무게로 공존하는 장면을 제시한다. 전시는 특정 사건이나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선과 서사가 겹치고 갈라지는 순간에 발생하는 감각을 관객 스스로 엮어 나가도록 한다.
“전시는 일상적으로 통과하는 구조물과 풍경을 다시 보게 만드는 대신, 그 속을 통과하는 서로 다른 리듬이 한 시야 안에서 중첩될 때 비로소 다음 질문들이 시작될 여지를 두도록 한다. 차재민은 《폭포와 희열》을 통해 조용히 집요하게 묻는다. ‘구멍’ 속 다양한 화자들과 흐르는 물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들을 포착하므로, 의미가 확정되는 순간이 아니라, 잠시 유예된 상태에서 서로 다른 서사와 시점이 겹치고, 갈라졌다가, 다시 엮이는 틈에서 비로소 감각되는 것 인지 모른다고.”
- 추성아
《폭포와 희열》
2025.12.
19. - 2026. 02. 07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차재민, 《폭포와 희열》 전시 전경.
촬영: 조준용.

차재민, 《폭포와 희열》 전시 전경.
촬영: 조준용.

차재민, 《폭포와 희열》 전시 전경.
촬영: 조준용.

차재민, 《폭포와 희열》 전시 전경.
촬영: 조준용.

차재민, 《폭포와 희열》 전시 전경.
촬영: 조준용.
차재민
차재민은 서울에서 거주 및 활동하고 있으며 영상, 퍼포먼스, 설치 작업을 한다. 합성 이미지보다는 촬영한 영상을 사용하며 시각예술과 다큐멘터리의 가능성과 무력함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개인들의 현실에 접근하고, 그 개인들의 삶 안에 사회가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주목한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점 축소되는 미지의 영역을 보존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이마픽스: 빛 이야기》(2024, 일민미술관, 서울), 《동결 반응》(2024, 잘츠부르크 쿤스트페어라인, 잘츠부르크), 《마음 1, 2, 3의 문제해결》(2020, 카디스트, 샌프란시스코), 《사랑폭탄》(2018, 삼육빌딩, 서울), 《Day for Night》(2015, 신도문화공간, 서울), 《히스테릭스》(2013, 2014, 두산갤러리, 서울, 뉴욕)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