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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내가 나를 내던질 때

비로소 느껴지는 것

저자
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홍보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홍보즈)
발행일
2026-05-27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뮌헨과 서울을 오가며 영상, 설치작업, 퍼포먼스 등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온 신진 작가 홍은주.
그의 작품이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대만 병행전시 <스크린 멜랑꼴리: 리이판>의 오프닝 퍼포먼스에 초청되었습니다. 전 베네치아 공화국의 감옥이었던 팔라초 델레 프리조니에 설치된 큰 LED 전광판. 유머와 부조리가 스며든 리이판 작가의 영상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곧이어 등장한 퍼포머와 인간을 닮은 플라스틱 인형. 고요 속에서 30여분간 움직임을 이어가며 인공지능시대의 감정, 비인간화,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신체와 침묵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사진 1_사진 Lin Guan-Ming (린 광밍). © 타이베이 시립미술관.jpg                                                 오프닝 퍼포먼스 장면 중 인형을 안고 있는 홍은주 작가 / 사진 Lin Guan-Ming (린 광밍). ©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Q.
이번에 베니스비엔날레 대만 병행전시에 참여하게 계기가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초청을 받으셨나요?

대만의 미디어 아티스트 리이판과는 평소 작업의 결이나 톤이 비슷하다는 느낌에 SNS 소통해 왔어요. 그러다 협업 제안이 왔고, 흔쾌히 응했는데 그게 베니스비엔날레 전시라는 나중에 알았어요. 놀랐죠. 비엔날레에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빨리 왔어요. 다음에는 본전시에 초청받고 싶어요. (웃음)

 

Q. 작품 제목이 인상적이에요. She seemed devastated, when I was weeping with joy'내가 환희에 겨워 울고 있을 , 그녀는 절망에 잠긴 보였다'라는 문장이 작품 전체를 함축하는 같아요. 어디서 출발하게 되었나요?

리서치하면서 연극을 많이 보러 다녔는데 극장에는 항상 한쪽은 웃고 있고, 한쪽은 울고 있는 마스크 심볼이 있어요. 울고 웃는 연기자들을 보며 인간이 얻는 카타르시스와, 아무 표정도 지을 수 없는 인형의 얼굴을 대비시키며 감정의 복잡성과 양면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나와 똑같이 생긴 3D 인형을 발로 차보고, 내던져도 봤어요. 인형은 딱딱한 플라스틱 재료로 만들어진 생명이 없는 존재이지만, 없는 연민과 수치심 같은 밀려오더라고요. 인공지능 같은 비인간과 우리를 구분 짓는 결국 감정이라고 믿어요.

 

Q. 자신의 신체를 스캔해 인형으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무대 위에 올린다는 발상 자체 낯설게 느껴져요. 어떤 감각이었는지 설명해주실 있을까요?

유체 이탈을 느낌이었어요. 나를 외부에서 바라보는데, ''(인형) 반응하지 않아요. 어루만져도, 밀쳐내도 무감각하죠. 그런데 그걸 보는 제가 흔들려요. 관객도 어긋남을 함께 경험했으면 했어요. 처음엔 생경하고 당황스럽다가 점차 뭔가 짓눌리는 느낌그게 연민인지 수치심인지 모를 감정으로 이어져요. 생경함 자체가 이번 작업의 출발점이에요.


Q. 퍼포먼스가 고요하게 시작해 점점 격렬해지는 구조라고 들었어요. 흐름을 설계할 가장 신경 부분은 무엇인가요?

내면의 고요함에서 출발해 신체가 점점 폭발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가장 강렬한 사실 소리가 없는 구간이에요. 관객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 긴장 안에 놓이거든요. 통제와 의존, 감정의 투사라는 복합적인 관계를 말이 아니라 몸과 침묵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image.png프닝 퍼포먼스 장면(퍼포머 김이이수) / Lin Guan-Ming (린 광밍). ©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Q. 
전시장 중앙에서 동시 상영된 리이판의 영상 '스크린 멜랑콜리' 마주하는 느낌이 묘했을 같아요.

리이판의 영상에는 성별도 인종도 없는 인물이 끝없이 자기 복제되는 장면이 나와요. 잿빛 존재가 3D 인형과 어딘지 닮아 있어요. 원래 따로 제작된 작품인데, 작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감각이 비슷한 같아요. 리이판은 VR 안경을 쓰고 디지털 퍼페트리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허무주의적인 유머를 품고 있다면 저는 대리 신체를 사용하여 퍼포먼스라는 형태로 즉각적으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몸’ 대해 감각할 있게 하는 같아요.


Q. 전시 제목 'Screen Melancholy' 담긴 맥락도 흥미로워요. '멜랑콜리'라는 단어가 이번 전시에서 어떤 의미로 읽히나요?

이번 전시 기획자가 브라질 출신인데, 전시 원제가 포르투갈어로 'Melancolia de tela'예요. 장시간 스크린을 바라보며 생기는 무기력과 우울의(멜랑콜리) 상태를 뜻하는데,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다른 맥락과 의미가 생겨요. 정보와 이미지가 쏟아지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보지만, 실제로 깊게 느끼고 오래 기억하는 경험은 줄어들었어요. 이로 인해 느껴지는 불안을 반영하고, 감각 경험과 정서 상태가 점차 평면화되는 동시대의 상황을 반영하는 단어라고 설명해요. 그것이 가상 세계이든, 현실 세계이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면서도 불가능한 상태에 대한 응시가 리이판과 저의 작업을 잘 엮어주는 것 같아요.


image.png만관 병행전시관 입구



Q. 
전시 장소인 팔라초 델레 프리조니는 베네치아 공화국 시절의 형사 재판소이자 감옥이었잖아요.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한다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속박된 죄인들이 많았던 곳인데, 작업의 번안을 준비하면서 카프카의 책들을 많이 읽었어요. 퍼포먼스에도 인간이 착용한 장치에 매달린 인형이 움직이며 누가 누구를 구속하고 있는지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결국 우리가 죽을 때까지 도망치지 못하는 신체를 다루는 퍼포먼스와 공간이 가진 역사적 무게가 잘 어우러졌죠. 여러모로 인간다움에 대한 사유를 하기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해요.


Q.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활동하고 계신데, 도시의 작업 환경이 작가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뮌헨과 서울은 서로 많이 다른 도시예요. 사이 어딘가에 있으면서 어느 한쪽에 완전히 속하지 않는다는 감각이 있어요. 어느 쪽도 아닌 틈에서 소외감도, 자유로움도 동시에 느끼죠. 제가 다루는 소외, 이중성, 감정의 어긋남 같은 주제들이 틈새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같아요. 익숙함과 낯섦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면서 신체성과 몸에 관심을 가지게 같아요.


Q. 이번에 선보인 퍼포먼스의 시작점이라고 하면, 지난해 타이페이 레지던시를 통해 접했던 동아시아 인형극과 전통극 리서치가 바탕이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이후에 인형과 관련하여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지금 퍼포먼스를 발전시켜서 여러 명의 퍼포머와 다양한 형태의 신체가 공존하는 퍼포먼스를 만들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1 1 구성에서 벗어나서 몸의 신체성을 극한까지 시험해 보고 싶어요. 이번 베니스에서의 경험이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세워놓았던 금기들을 깨고 데까지 밀어붙여 있는 계기가 같아요. 한국에서 사라진 전통 인형극이라는 구체적인 지점에서 출발한 작업인데 여러 가지 맥락에서 해석되고 사람들이 다양한 층위로 바라볼 있는 작업이 같습니다.


Q. 베니스 이후, 작가님의 다음 작업을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여름에 뮌헨에서, 그리고 10월에 서울에서 퍼포먼스 작품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이번 베니스 작업이 2025 한국과 독일에서 발표한 작업을 이번 전시 맥락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었다면, 다음 작품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같아요. 아르코의 청년예술가도약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서울의 오래된 극장 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곳인 낭만극장에서 발표하는 작품으로, 인간을 거울처럼 반영하는 인형과, 삶을 투영하는 영화관이라는 공간적 장치를 통해 하나의 경험을 구성하고자 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홍보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홍보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홍보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기관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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