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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현재진행형의

예술

저자
글_에이스퀘어 (편집부)
발행일
2026-03-25

AUDIO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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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하는 표현 너머, 발레리노 김기민이 그려내는 순간 새로 태어나는 무대.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에 발탁된 김기민. 열기가 여전히 생생한데 벌써 입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2016 브누아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지도 10년이 지났죠. 그럼에도 그의 무대가 처음 같은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의 춤이 여전히 새로 쓰이는 현재진행형의 예술이기 때문 아닐까요? 정확한 테크닉과 폭발적인 점프, 그리고 알차게 쌓아 올린 자신만의 감정 표현까지. 매번 완벽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이면서도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가 오는 4 국내 무대에 섭니다. 15년만에 내한하는 베자르 발레 로잔(BBL) <볼레로>에서 멜로디역할로 특별출연 한다는 소식에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죠. 2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나는 특별한 협업무대를 앞두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발레리노 김기민을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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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6photo, 프레인글로벌 제공


Q. 
오는 4월에는 베자르 발레 로잔 내한 공연에서 <볼레로> 멜로디 한국 관객과 만납니다. 한국인 발레리노로는 처음 맡는 상징적인 역할인데요. 어떤 작품이고, 공연을 준비하며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나 장면은 무엇인가요?

  작품은 모리스 라벨의 동명곡볼레로 배경음악으로 무용수가 이끌어가는 공연이예요. 단순한 리듬과 멜로디가 반복되지만 안에서 에너지가 점점 쌓이고 확장되며 결국 하나의 폭발로 이어지는 곡이죠. 때문에 겉으로는 단순해 보여도 흐름과 방향성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베자르의 <볼레로> 역시 이러한 음악 구조를 바탕으로 명의 무용수가 중심이 되어 군무와 함께 에너지를 축적하고, 이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작품이. 특히 멜로디 단순히 춤을 추는 역할을 넘어 음악 자체를 몸으로 구현하는 역할이죠. 작품을 준비하면서는 몸을 하나의 악기처럼 여기고 있어요. 음악 속에서 점차 더해지는 악기들의 성격과 흐름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감정과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축적될 있도록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점진적으로 쌓이는 에너지와 군무와의 관계가 중요한데요. 반복 속에서도 미세한 변화를 통해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꼬르드 발레와 주고받는 흐름 속에서 무대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김기민 발레를 가장 먼저 얘기되는 것이 점프와 표현력입니다.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빨려 들어갈 집중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데요. 연습 비법이 궁금합니다
.

작품마다 준비하는 과정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보통 연습은 가지로 나뉘는 같아요. 연습실에서의 연습, 그리고 집에서의 연습. 집에서는 주로 많이 생각해요. 평소에 제가 영감을 받았던 것들과 작품을 많이 연결시키죠. 그래서 예술가에게는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실에서는 집에서 상상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요.

가지, 저는 발레를 하고 있지만 무대 위에서 의미 없는 동작만 반복하는 것을 매우 싫어해요. 매일 하는 같은 발레 동작일지라도, 작품마다 다르게 보여야 하고 다른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저는 동작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있을지에 많이 집중합니다.

 


Q. 
지금까지 거친 수많은 작품 가운데, ‘ 배역을 만나기 전과 후가 달라졌다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역할이 무용수님의 몸이나 감정 표현을 어떻게 바꿨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모든 작품이 그런데요. 새로운 작품을 때마다 성장하는 속도는 정말 빨라요. 지금 떠오르는 작품은 <젊은이와 죽음>, <아가씨와 건달들>, <레닌그라드 심포니> 입니다. 아마도 이미지와 쉽게 연결되지 않는 작품들이어서 크게 남아 있는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레퍼토리 중에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품들이 되었죠.

저는 연습을 하다가 작품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데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작품의 데뷔를 2, 3년씩 늦춘 적도 많습니다. 기준에 비교적 쉬운 작품조차도 어렵게, 깊게 접근하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저에게는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터닝포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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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아가씨와 건달들> 무대에 오른 김기민, 프레인글로벌 제공


Q. 마린스키에 계시면서도 항상 다른 공연이나 발레 페스티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시는데요. 여러 환경과 무대를 경험하며 또 다른 꿈의 무대가 생기거나 새로운 목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무대에 대한 꿈은 비교적 빨리 이루어졌어요. 마린스키 극장과 링컨센터 무대에 보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기회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죠. 하지만 가장 꿈은 어릴 때부터 어떤 특정 발레단의 주역이 되거나, 특정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꿈은 언제나 레퍼토리에 있었습니다.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고 싶었고, 여러 작품을 깊이 있게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런 역시 저에게 비교적 빨리 찾아온 같아요. 그런데도 신기하게 아무리 많은 작품을 해도 아직 욕심이 줄어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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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6photo, 프레인글로벌 제공


Q.
러시아에 건너가 외로운 시기를 혼자 많이 극복했다고 하셨는데요. 시간을 지나며 스스로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언젠가 해외에서 오랫동안 공연을 하고 있었을 , 문득 이제 집에 가고 싶다 생각이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떠올린 한국이 아니라 마린스키였더라고요. 순간 깨달았습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사람인데, 이제는 마린스키 극장이 하나의 집이 되었구나. 그때의 기분은 묘했습니다.



Q.
예전 인터뷰에서이제는 내가 생각한 대로 춤을 보여줄 있게 됐다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 감각이 특정적인 순간이 있나요
?

어떤 특정 장면에서 갑자기 느껴진 것은 아닙니다. 결국 시간과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안에 감정이 많아도 그것을 표현할 있는 기술이 없으면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경험하고, 공부하고, 시간이 쌓여가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기민님에게 시간은 어떤 방식으로 몸에 축적되고, 그것이 표현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제가 연습실에서 누군가가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본다면, 아름답게는 보겠지만 아마 칭찬하지는 않을 같아요. 연습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무용수에게 연습도 중요하지만, 평소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관객들이 춤을 하나의 단순한 감정만 느끼기보다는,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여러 감정과 색깔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고요. 2시간짜리 공연일지라도 안에 담긴 감정은 10, 20년처럼 길게 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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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6photo, 프레인글로벌 제공


Q.
고전 레퍼토리와 현대 작품을 모두 경험해 오셨는데요. 김기민 무용수님이 생각하는지금 시대의 발레리노 어떤 감각을 가져야 하며, 전통과 동시대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만들어가고자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클래식은 우리가 절대로 잊어서는 되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현대적인 움직임 역시 결국 클래식에서 이어지고, 변형되어 것들이니까요. 물론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겠지만, 아직까지는 클래식 무용수가 현대무용을 하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현대무용수가 클래식 무용을 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어요. 그만큼 클래식은 중요한 기반이죠. 그렇다고 해서 클래식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어요. 100 후에 우리 시대를 하나의 클래식이라고 부를 있도록,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굳이 비율로 말하자면, 저는 클래식과 현대 사이를 50 50 정도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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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6photo, 프레인글로벌 제공


Q. 
발레를 시작할 한편으로는 발레에 유리한 체형이 아니라는 평가를 극복해야 했던 시간도 있었는데요. 시절의 김기민을 버티게 힘은 무엇이었고, 경험은 지금 예술가로서의 태도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발레에서는 발등이나 무릎 라인처럼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요소들을 많이 갖고 태어난 편은 아니었죠. 그래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어요. 한번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오전 9시에 연습을 시작해서 저녁 9시까지 연습한 , 저녁을 먹고 몸살이 적도 있죠. 물론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연습 방법이고,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런 식으로 버텨왔던 습관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없는 , 혹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마주하면 즐거워집니다. 안에서 분명히 새로운 무언가를 얻게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 재능은 단순히 몸의 조건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절실히 느껴요. 기준에서 재능은 몸의 라인보다는 창의성, 감정, 해석, 음악성 같은 것들이었어요. 모든 무용수에게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장점을 찾아주는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블라디미르 선생님과 이원국 선생님이 그런 분들이었죠. 단점을 보완하려는 성격, 그리고 장점을 알아봐 주신 분들이 곁에 있었기에, 과정은 힘들기만 것이 아니라 재미의 연속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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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6photo, 프레인글로벌 제공


Q. 
무대 밖의 김기민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연습과 운동, 자기관리 등으로 보내는 같은데요. 발레 외에 열정적으로 빠져 있다거나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

보통 연습이나 체력 보완은 아침에 하는 것을 좋아하고, 저녁에는 발레와 아주 멀어지려고 합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혼자 영화를 보기도 하고, 가끔은 게임도 하죠. (웃음) 저는 가지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좋아해요. 다만 연습이 끝나면 체력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는 앉거나 누워서 있는 것들을 주로 하게 되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요. 체력이 있었다면 분명 많은 것들을 경험했을 같아요. 다만 새로운 작품이나 새로운 역할을 준비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공연 전까지는 하루 종일 발레와 함께 살아요. 없는 체력도 만들어내죠. 제가 그걸 어떻게 해내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Q. 
최근 읽은 책이나 접했던 문화생활 인상적으로 남은 문구 혹은 장면, 감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영감의 경험을 메모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최근 메모하신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

최근에는 어떤 문구보다도 하나의 공연이 계속 생각납니다. 얼마 세료자(Серёжа)라는 연극을 봤어요. 안나 카레니나를 현대적인 연출로 재해석한 작품이었는데, 공연이 생각을 많이 바꿔주었죠. 사실 저는 발레든 오페라든 클래식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연출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작품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순차적이지 않고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는 연출이었지만, 공연이 끝난 뒤에는 오히려 감정이 깊게 전달되더라고요. 메모는 비밀입니다. (웃음) 매일 적는 것은 아니고, 일주일 동안 전혀 적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일기라고 하기보다는 어떤 영감을 받았을 자연스럽게 적게 되는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예쁜 음식이나 아름다운 장면을 보면 사진으로 남기잖아요. 저는 사진 대신 글로 남기는 편이.

 


Q. 
한국 발레에 새로운 길을 선배로서, 지금 빠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시작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무용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술과 성취를 넘어 끝까지 지켜야 감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의 발레 교육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도 이미 많이 인정받고 있고요. 예술에는 하나의 조건이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예술의 폭은 넓으니까요. 조언보다 바람이 있다면, 완벽하게 모든 것을 해내는발레 기계 되기보다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무대 위에서 몸으로 그림을 그릴 있는 예술가를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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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6photo, 프레인글로벌 제공


Q. 올해는 무용수님께도 의미가 남다른 시기일 것 같습니다.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15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고, 국내 활동 역시 본격적으로 넓혀가고 계신데요. 한국에서 꼭 시도해보고 싶은 무대나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저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여전히 배우는 단계에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있다고 믿습니다. 아직도 꿈이 많고, 하고 싶은 역시 많아요. 새로운 계획들은 언제나 새로운 작품과 연결되어 있어요. 한국에서의 활동 또한 다양한 작품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다만 모든 꿈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과정 속에서 계속 노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의 계획을 미리 말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요. 말로 꺼내는 순간, 어쩐지 이루어지지 않을 같은 느낌이 들어서죠.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릴 있는 저의 새로운 계획은 언제나 흥미롭고 새로운 작품들과 맞닿아 있으며, 무엇보다 관객을 먼저 생각하는 방향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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