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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전이 우리를 붙잡는 이유

저자
글_에이스퀘어 (편집부)
발행일
2026-02-23

AUDIO CONTENTS

오디오 콘텐츠 함께 듣기 (AI 음성 변환 활용)

2026년 무대와 서가에서 만나는 오래된 이야기들.

한 번쯤 해보지 않으셨나요? 새해가 되면 서울대 권장도서선정위원회에서 매년 발표하는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나오는 책을 하나씩 읽어보겠다는 다짐. 저는 해봤는데요. 서점에서 그저 내가 끌리는 책을 읽을 때보다 왠지 그 리스트에 있는 책을 읽어내면 은근히 뿌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기초교육 강화를 위해 선정해 배포하는 도서들이지만, 고전 문학이나 어려워 보이는 학문적, 철학적 책이 섞여 있어 왠지 모르게 남다른 지력을 획득한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요? 그런 욕망을 자극함에도 불구하고 고전은 쉽사리 다가가기 힘든 두껍고 어려운 책, 시대와 동떨어진 듯한 문체 등으로 한동안 외면 받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고전 완독 챌린지가 등장하고, 북스타그램이나 북튜브의 리뷰에서 재출간된 고전문학 시리즈를 읽는 것이 트렌드가 됐습니다. 무엇이 AI 시대 젊은 세대를 고전을 집어 들게 만든 걸까요?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라는 명문장을 지닌 양귀자의 <모순>은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멤버 현진이 읽은 책으로 화제를 모으며 역주행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한국사 선생님 최태성의 <최소한의 삼국지>도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죠.

모순,삼국지_여백

이처럼 셀러브리티의 팬덤은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정말 순수하게 수많은 뉴스와 알고리즘, 진위 여부나 옥석을 가려야 하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 인간적으로 뇌의 피로도를 줄이고 검증된 텍스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일 수도 있고요. 요즘의 고전 읽기 트렌드는 단순한 지적 허영보다 한층 나아간 보다 본능적인 욕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을 견딘 이야기라면 적어도 쉽게 휘발되지는 않겠다는 믿음. 혼란한 가운데 잡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찾고 싶은 마음 말이죠. 게다가 고전은 의외로 단순하고 솔직합니다. 사랑에 실패하고, 돈 때문에 좌절하고, 권력에 분노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인물들. 우리가 겪는 문제의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다는 걸 깨달을 수 있죠.

이런 흐름은 문학뿐 아니라 음악과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띄는데요. 올해 공연 예정인 뮤지컬과 연극, 오페라, 고전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책과 고전에서 영감 받은 화제의 책 등 지금 우리에게 가장 동시대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고전적 문화생활을 꼽아봤습니다.


무대에서 다시 태어나는 고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안나카레니나
19세기 러시아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비극적 사랑을 따라가는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2016년 러시아에서 제작된 후 국내에서도 라이선스 공연을 올리고 있는데, 2019년 이후 올해 7년만에 열리는 세 번째 공연이라 더욱 관객의 기대를 모읍니다.

기간: 02. 20 ~ 03. 29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극 <반야 아재>
반야아재
2025-2026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중 하나인 <반야 아재>는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바냐 아저씨>를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연극입니다. 연출가 조광화가 인간의 모순과 삶의 허무를 탁월하게 담아내는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밀도 높은 서사와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구성했죠. 조성하 배우가 바냐를, '한국인 최초 일본 키네마 준보 여우주연상 수상자'이자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심은경이 서은희(소냐) 역을 맡았고, 손숙, 남명렬, 임강희, 기주봉, 정경순, 김승대 등 믿고 보는 연기력의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읍니다.

기간: 05. 22 ~ 05. 31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무용단 <몽유도원무>

몽유도원무
<
몽유도원무>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걸작 <몽유도원무>를 모티브로, 현실과 이상 세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춤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허물며 동시대 무용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온 안무가 차진엽이 안무와 연출을 맡아, 그림 속에 담긴 자연과 삶에 대한 사유를 무대 위 몸짓 언어로 재해석했죠. 한 폭의 수묵화처럼, 춤으로 피워낸 상상의 낙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날짜: 04. 03 / 04. 04
장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



발레 <지젤>

지젤
낭만주의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 <지젤>은 사랑과 배신, 용서의 서사를 중심으로 클래식 발레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죠.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이는 <지젤>은 조금 특별한데요.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발레STP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서울발레시어터, 와이즈발레단, SEO(서)발레단, 김옥련발레단, 정형일 Ballet Creative, 댄스시어터샤하르, 윤별발레컴퍼니’등 7개 민간 발레단이 협업하는 프로젝트로 완성해 지역 공연 예술에 활기를 더합니다. 

날짜: 03. 07
장소: 대구오페라하우스


다시 읽는 고전, 다시 묻는 고전

재출간 세계문학 시리즈
시리즈지난해 1월부터 문학동네에서는 ‘매달 새롭게 태어나는 명작들’이라는 테마로 세계문학전집 한정판 리커버 시리즈 ‘먼슬리 클래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권씩 독파하는 재미를 주면서 디자인적 아름다움을 담아 소장욕을 불러오는 고전을 공개하고 있죠. 해당 월이 지나면 살 수 없기 때문에 문학 팬들의 구매를 더욱 자극합니다. 2월의 고전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네요.


이다혜, <오래된 세계의 농담>
오래된 세계의 농담_여백
<씨네 21>의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 등 수많은 텍스트 속에 살아온 이다혜 작가가 평생 아껴 읽어온 고전 목록을 공유하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삶의 모퉁이를 돌 때 내게 다가와주는 고전들’이라는 부제처럼 수천 년을 지나온 이야기와 맞닿은 인생의 장면들을 풀어냅니다. 고전 속에서 발견한 삶의 농담 같은 순간들과 함께하면 좋을 음악과 영화까지 고전을 더욱 즐겁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해요. 

 

스즈키 유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저명한 괴테 연구가가 출처 불명의 괴테 명언을 발견하며 삶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내용의 책인데요. 무려 30일만에 완성한 신예 소설가의 소설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2025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학문과 일상, 고전과 현대가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유려하게 버무려낸 독특한 매력의 책입니다. 

에이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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