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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진흥기금을 중심으로 본

2025년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방향과 과제

작성자
글_도준태 (문화예술데이터연구소 대표)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은 예술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지원사업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해 국내 다양한 문화예술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원고에서는 문예진흥기금을 중심으로 최근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개편 추이 및 선정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지원 사업의 개선 방향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편집부 주)

 

 



Ⅰ. 서론

1.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필요성

 

문화예술은 단순한 창작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내는 중요한 산업이다. 예술 활동은 창의성을 촉진하고 공동체의 형성을 도우며 국가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예술인은 창작 환경에서 재정적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겪기에 이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공공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에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은 예술인의 활동을 단순히 보조하는 것을 넘어 예술인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는 핵심적인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2. 2025년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핵심 방향

 

최근 몇 년간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2024년을 기점으로 예산 편성의 변화, 지원사업의 구조적 개편, 예술 인력 지원 정책의 조정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중 주목할 만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2025년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 핵심 방향

 

2025년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은 창작 지원의 질적인 향상,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활동 환경 조성,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큰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좀 더 효과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 특히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수립과 지역별 균형 발전을 고려한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의의와 방향성을 토대로 국내 문화예술계의 대표적인 공공기금이자 핵심 재원인 문예진흥기금의 최근 추이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예술 지원 환경을 예술인이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향후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문예진흥기금의 의의 및 지원체계

 

문예진흥기금은 국내 문화예술 공공지원을 대표하는 기금이자 문화예술 생태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재원이다. 문예진흥기금의 주요 역할은 크게 ①예술 창작 지원 ②예술 인력 육성 ③문화 향유 지원 ④국제 교류 촉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문예진흥기금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계는 예술인뿐만 아니라 작품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프로듀서, 무대 기술 전문가, 교육자 등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예진흥기금은 이러한 예술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또한 국민이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향유 기회를 확대하며 국내 예술인이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창작 활동 지원을 통한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 조성

 

예술 인력 육성을 통한 창작자-기획자의 지속 가능성 강화

 

문화 향유 확대를 통한 국민의 문화 접근성 강화

 

국제 교류 촉진: 한국 문화예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슬라이드 이미지)

 

즉 문예진흥기금은 단순히 예술인 개개인에게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정책적 지원사업이다. 이를 통해 창작자가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예술 소비층을 확대하여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문예진흥기금의 목표이다.

 



2. 2025년 문예진흥기금 사업의 주요 변화


2025년의 문예진흥기금은 기존 지원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예산 배분 방식, 지원 대상, 지원 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기존 사업의 개편 및 신규 사업의 도입이 이루어지면서 일부 사업의 선정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 전체 예산 규모 변화

2025년 문예진흥기금의 사업비는 4,338억 8,700만 원으로, 2024년(4,255억 6,000만 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사업별로 예산 편성이 달라지면서 창작활동과 문화 향유를 지원하는 예산은 증가한 반면에 예술 인력 육성과 국제 교류 지원 분야는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1)

 

예산이 증가/감소한 사업


▣ 사업 구조 변경

2025년 문예진흥기금은 문화예술 지원체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집중 육성, 다년간 포괄 지원, 기관 간 협업 등의 변화를 도입했다.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다.


사업 구조 변경

 

유사‧중복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창작의과정’, ‘공연예술전문인력지원’, ‘신나는예술여행’ 등 소액다건 지원사업과 1차 지원사업이 폐지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예술인 집중 육성 및 다년간 포괄 지원 확대 등으로 예술인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뤄졌다.

문화예술 지원‧중복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중앙과 지역의 역할 분담 및 협업을 강화한 것도 예술 지원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예술인 간접 지원과 문예진흥기금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여 예술인에게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공연예술창작산실 – 2차 제작지원‘이 13억 원 규모로 추진되며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은 20억 원이 증액되었다(66억 2400만 원 → 86억 3,800만 원).2) 후속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문화재단의 지원 수혜 대상을 늘리는 등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치이다.

 



3. 최근 문예진흥기금 지원 및 선정 현황

그동안 문예진흥기금은 다양한 장르와 분야를 다각적으로 지원하며, 예술 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 선정률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으며, 선정 건수와 지원 결정액에 비해 접수 건수와 지원 신청액의 증가 추이가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문예진흥기금 정시공모 선정 현황(2021~2025년)

 

2024년 문예진흥기금 정시공모에는 2021년 접수 건수의 1.92배에 달하는 7,287건이 접수되었다. 지원 신청액도 3년 사이에 2.6배가 증가했다. 반면 선정 건수는 2021년에 비해 소폭 감소한 1,006건이었다.3)

문예진흥기금 선정 건수가 갑자기 줄어든 것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2024년부터 예술 지원의 방향성이 소액다건에서 다액소건으로, 단년간 지원에서 다년간 지원으로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선정 건수가 줄어들었다. 2025년에는 중앙과 지역의 역할을 분담하고 기관 간 유사‧중복 사업을 정리하는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지역문화재단은 예술인의 창‧제작과 발표를 지원하는 등 소액다건 기초 지원을 담당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인 집중 육성을 위한 다액소건 중장기 지원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로써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의 선정 건수와 지원 결정액이 크게 감소했으나 접수 건수와 지원 신청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줄어든 지원 사업에 더 많은 지원 신청이 접수된 것이다. 지원 사업에 선정된 예술단체는 더 안정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선정되지 못한 예술단체가 많아지며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처럼 보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원사업 심사 체계에서 정량적·정성적 평가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며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평가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심사 방식의 도입이 고려되고 있으며 예술계의 의견을 반영한 평가 체계의 개선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문예진흥기금의 기본적인 역할이자 예술인이 크게 관심을 갖는 ‘예술창작지원’ 사업 중에서도 예산의 57%를 차지하는 ‘공연예술창작육성’ 사업을 중심으로 지원사업 신청 및 선정 현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4)




4. 공연예술창작육성사업 심층 분석

① 2025년 공연예술 분야 지원사업의 주요 변화

공연예술 분야는 문예진흥기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2025년에는 지원 방식과 선정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선 ‘공연예술창작산실’,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 등 창작 중심 사업의 예산이 증가했다. 특히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작품 개발을 다년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되었으며, ‘청년예술가지원’ 사업도 기존의 일회성 지원 방식에서 ‘단계별 성장 지원체계’로 개편되며 진입‧성장‧도약 단계별 맞춤 지원을 통해 예술인이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일부 지원사업이 통합되거나 축소되면서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의 선택지가 줄어들었으며,5) 예산 및 선정 건수 대비 특정 장르에 신청자가 집중되는 모습이 보였다.


② 공연예술창작육성 사업 중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배분된 사업은?6)


공연예술창작육성 사업 중 많은 예산이 분배된 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은 다양성을 갖춘 뛰어난 신작을 발굴하기 위한 공연제작 지원사업이다. 그중에서도 단계별 지원 과정을 통해 우수 신작을 발굴하는 ‘올해의신작’ 사업이 창작산실 예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7)

‘대한민국공연예술제지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초 공연예술 행사를 지원해 우수한 공연예술 작품이 발표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서 예산은 2024년 수준으로 동결되었다. 올해도 대한민국공연예술지원 사업을 통해 주요 공연예술제를 지속 지원하며 연속 지원 프로그램으로 장기적인 안정성을 유지할 예정이다.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은 민간 공연예술단체를 다년간(최대 3개년) 지원해 창작활동이 지속 가능하게 함으로써 창‧제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및 조직 운영 안정화를 위해 예산이 증액되었으며, 평가제도를 고도화하고 예산의 투명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운영은 기존의 극장 운영을 유지하면서도 공공극장의 안정적 운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대학로 활성화 프로젝트, 기획 프로그램 운영, 시설 운영비 등의 예산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③ 공연예술 창작지원 사업 선정률 추이 분석

2023~2024년도 공연예술창작산실 사업의 접수 건수와 선정 건수를 중심으로 지원사업의 선정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올해의신작(후보)8)


올해의 신작(후보) 선정 추이(2023~2025년)


‘올해의신작(후보)’9)는 지난 2023~2025년 동안 비슷한 선정 건수(48~53건)를 유지해 온 데 비해, 접수 건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 총 181건이었던 접수 건수는 2025년에는 280건으로 증가했다. 6개 장르 모두에서 접수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음악, 창작오페라 장르에서 선정 건수가 소폭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10)

 

▣ 대본공모

대본공모 선정 추이(2023~2024년)


‘대본공모’ 사업은 공연예술 창작의 근간이 되는 대본개발을 지원하며, 새로운 창작물을 무대화할 가능성을 확대하는 사업인 만큼 경쟁률이 아주 치열하다. 2023년에는 322건 중 21건이 선정되었으며, 2024년에는 270건 중 22건이 선정되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모두 연극 분야의 접수 건수가 총 접수 건수의 약 75%에 달할 만큼, 타 장르에 비해 연극 분야의 지원이 크게 두드러졌다.12)


▣ 
2차 제작지원13)


2차제작지원 선정 추이(2024~2025년)

 

‘2차 제작지원’은 2024년부터 시범운행된 사업으로, 작품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창작자의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보장해 공연예술 시장의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좋은 취지의 사업이다. 접수 건수와 선정 건수를 보면 ‘올해의신작(후보)’보다는 선정률이 높아 보이나, 2025년 ‘2차 제작지원’ 사업의 신청 대상은 ‘2021~202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총 78편)’14) 또는 ‘2021~2023년 <봄 작가, 겨울 무대> 무대공연 선정작(9편)’15)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접수 기준이 되는 모수가 다르다.16) 신청 대상인 작품이 2025년 기준 87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건을 충족하는 단체 중 평균 40%가 지원을 신청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에 비해 2025년의 선정 건수가 7건에서 13건으로 늘어났으며, 거의 2배로 증가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지점이다.

그런데 지원사업의 선정률이 낮아진 현상은 비단 공연예술 창작산실 사업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장르별 창작산실 사업 외에 다른 사업에서도, 그리고 다른 문화재단의 공공지원사업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 예로 문예진흥기금의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과 경기문화재단의 광역 단위 사업을 살펴보자.

 

▣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17)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 선정 추이(2023~2025년)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은 특히 많은 접수가 집중되는 사업이다. 접수 건수와 선정 건수를 비교해 선정률을 계산하면, 2023년(9.8%)에 비해 2024년(2.89%)의 선정률은 급격히 낮아진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예술현장의 높은 수요에 따라 2024년 3월에 추가 공모를 진행하고 2023년이나 2025년과 다르게 장르를 세분화하여 진행했기 때문으로 보이며, 높은 수요에 발맞추어 선정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3년에 24건이었던 선정 건수는 2024년에는 27건으로, 2025년에는 30건으로 증가했다.

 

▣ 경기문화재단 – 경기예술지원 사업 선정률 추이

 

경기예술지원 사업 선정 추이(2022~2024년)

많은 예술인이 문예진흥기금 외에도 지역문화재단의 지원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문화재단의 ‘경기예술지원 사업 선정 추이(2022~2024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지역문화재단의 경쟁률도 높은 상황이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경기문화재단 주요사업의 1인당 수혜금액(2022~2023년,공연)


‘1인당 수혜 금액’은 사업별 평균 지원금을 참여 예술인의 수로 나눈 값이다. 이 금액에는 인건비성의 금액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에 들어가는 제작비 등 모든 비용이 포함됨을 고려할 때, 예술인이 인건비성으로 실제 받는 금액은 위 금액보다 훨씬 적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예술인이 높은 경쟁을 뚫고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에 선정된다 하더라도 실제로 예술인에게 돌아가는 금전적인 도움은 미미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선정률이 급격히 낮아진 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예술인의 작품활동을 좀 더 효율적으로,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여러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낮은 선정률이 앞으로도 장기간 유지된다면 예술인의 지속적인 작품활동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예술 생태계의 전반적인 성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또한 지원 사업에 대한 불만과 선정 결과에 대한 불신 등 불필요한 오해도 발생할 여지가 있으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Ⅲ. 결론

1.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현황 정리 및 개선 방향 제언


2025년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은 창작 지원의 확대, 예술인 복지 정책의 강화, 문화 향유의 기회 확대를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여 단순한 재정적 지원을 넘어 창작 환경을 개선하며 예술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구조적 개편이 이루어졌다.

문예진흥기금 지원 사업에서는 ‘공연예술창작산실’,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 ‘대한민국공연예술제지원’ 등 주요 사업의 지원 규모가 조정되었다. 그리고 예술인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년간 지원이 확대되고 창작 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강화되었으며, 청년 예술인을 위한 성장 지원체계가 개편되면서 좀 더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심사 기준을 명확화하고 데이터 기반 평가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지원사업 운영의 투명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문화 향유 확대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강화되었으며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확대되었다. 또한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창작물 유통 및 홍보 지원이 강화되면서 예술인이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높은 지원사업 경쟁률로 인해 일부 예술인은 지원 기회를 얻기 어려우며 특정 장르나 세대 간의 지원 격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창작 지원과 유통·마케팅 지원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 작품을 발표한 이후에 활동을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부분은 향후 정책 개선을 통해 보완해야 할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지원 규모와 대상의 균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신진 예술인과 중견 예술인 간의 지원 격차를 줄이고 특정 장르에 편중되지 않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다년간 지원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하여 장기적인 창작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원금 활용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창작 및 제작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작품 발표 이후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유통·마케팅·해외 진출 등 후속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이로써 지원사업이 단순한 단기 창작 지원을 넘어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지역 기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소외지역에서의 창작과 공연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2. 마무리하며

지원사업을 준비하는 예술인이라면 스스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 적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이 사업에 지원을 하였으며, 정부는 왜 이런 사업을 지원하는 것인가? 정답은 ’성장‘이다. 공공지원사업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기반이지만, 예술의 목표가 공공지원사업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예술가는 지원을 단순한 재정적 보조가 아니라 자신의 창작을 확장하고 예술인으로서의 역량을 성장시키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그만큼 예술인 또한 작품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예술의 공공적 가치를 증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예술 환경에 대응하는 유연성도 중요하다. 새로운 창작 방식과 기술을 연구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작품 유통이나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 방식까지 고려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술인은 단순한 창작활동을 넘어 기획·유통·마케팅 등 창작 이후의 과정까지 고민하며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협업과 네트워킹 강화도 중요하다. 예술인 간의 협업, 지역 문화 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예술 생태계를 더 폭넓게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지원사업을 활용하되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인 창작 기반을 구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작 환경의 개선과 예술 생태계의 강화이다. 그런데 정부나 문화재단이 일방향적으로 제도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공 차원의 문화예술 지원제도 개선과 함께 예술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져 상호 협력할 때 비로소 문화예술의 가치가 더욱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자료

202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업설명자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 선정결과(2022~2024), 경기문화재단 제공.
경기문화재단 정량성과표(2022~2024), 경기문화재단 제공.

*본 웹진에 수록된 원고는 필자 혹은 인터뷰이 개인의 견해를 담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도준태
도준태
문화예술데이터연구소 대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예술진흥부장과 경영혁신본부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문화예술데이터연구소를 운영하며 문화예술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운영 환경을 조성하고 활용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공연예술포럼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다. <대학로 공연유통 및 관객 선호조사>(예술경영지원센터, 2023), <종로구 문화예술공연 뉴미디어 플랫폼 구축 연구>(종로구, 2023), 등의 연구 과제를 직접 또는 공동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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