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Dlife.tv 쇼케이스 제작기와 현장 기록
Global Connect 캐나다 MUTEK ② 김의진, 추호승 작가
NOMADlife.tv 쇼케이스 제작기와 현장 기록
이번 APE CAMP 참여자 중 선정되어 MUTEK Montréal에 파견되었던 김의진, 손세경, 신은송, 최혁진, 추호승 작가의 비평 원고 중 두 번째로, 추호승 작가가 현지에서 직접 기획한 NOMADlife.tv 공연을 준비부터 당일 밤까지 기록했습니다.
몬트리올행이 확정될 때만 해도 공연 계획은 없었다. 신은송 작가의 제안으로 이야기가 시작됐고, 마침 몬트리올에 상주 중이던 크레이지 라디오(Crazy Radio, 최종천) 작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필 시기가 MUTEK과 겹쳐 도시 전체가 다른 이벤트들로 차 있었고, 베뉴 하나 구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쇼케이스가 열린 NOMADlife.tv(129 Avenue Van Horne, 몬트리올)
결국 최종천 작가가 예전에 방문했던 NOMADlife.tv로 정해졌다. 주인 Jason Rodi는 호의적이었고 비용도 합리적이었으며, 에이프캠프도 빠르게 결정을 도와줬다. 계약을 마친 뒤에야 이 공간의 사연을 알게 됐다. Jason Rodi는 2001년 Dominic Audet, Sakchin Bessette와 함께 몰입형 미디어 스튜디오 Moment Factory(모먼트 팩토리)를 공동 창립한 인물로, 이후 회사를 나와 지금의 NOMADlife.tv를 세웠다. 여기에 더해 이 건물이 앰비언트 뮤지션 Tim Hecker의 작업실이었다는 사실도 MUTEK 네트워킹 자리에서 전해 들었고, 얼마 뒤 공연을 보다 실제로 Tim Hecker와 마주쳤다. MUTEK Forum에서도 Moment Factory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됐다. 우연히 빌린 공간 하나가 이 도시의 미디어아트 신 한 조각과 맞닿아 있었던 셈이다.
공연을 준비하려고 일정을 앞당기고 숙소도 공연장 근처, 다운타운에서 벗어난 마일엔드(Mile End) 인근에 잡았다. 공식 일정만 따라갔다면 몰랐을 몬트리올의 다른 결을, 우리 스스로 만든 공연 하나가 열어준 셈이다.
도착 후 3일 내내 모든 걸 DIY로 준비해야 했던 이 밀도가 오히려 팀을 하나로 묶었다. 이 결속 덕분에 공연 이후 SAT, MUTEK Forum, 다른 공연들도 함께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로컬과의 접속도 여러 겹으로 일어났다. 비주얼이 필요했던 김의진 작가에게 크레이지 라디오 작가와의 협업을 제안했고, 무대에서 잘 맞아떨어졌다. 대여 시간에 여유가 있었고 '글로벌 커넥트' 취지에도 맞는다고 판단해 현지 DJ Leo(Leopold)를 오프닝으로 섭외했는데, 베뉴에 디제잉 장비가 없어 빠듯했던 예산 문제를 Leo가 자기 장비를 들고 오며 해결해줬다. 포토그래퍼는 현지 스냅 작가 대신 감성을 중요하게 보고 직접 DM으로 섭외한 Derek이었고, 예정 시간을 넘기면서도 끝까지 남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남겨줬다.
8월 21일 도착, 22일은 다들 말없이 각자 연습에 몰두했다. 23일, 공연장을 12시간 부킹해 낮 12시부터 리허설을 시작했다. 사운드 엔지니어 카를로스(Carlos)와 오퍼레이터 케빈(Kevin)이 번거로울 수 있는 우리 세팅을 끝까지 친절하게 도와줬고, 카를로스는 피자까지 사줬다. 리허설은 오후 6시에 끝났다.

리허설 중인 손세경 작가

손세경 작가와 크레이지 라디오(최종천) 작가
저녁 7시 Leo의 DJ 세트로 문을 열었고, 크레이지 라디오 작가와 작업하는 지민 씨가 VJ로 합류했다.

쇼케이스의 문을 연 DJ Leo(Leopold)의 오프닝 세트
최혁진, 손세경, 신은송, 추호승, 김의진 순서로 무대가 이어졌고 의진이 MC를 겸했다. 손이 부족해 테크니컬 메인은 내가, 나머지는 무대 서포트와 응대를 나눠 맡았다.
홍보 채널이 마땅치 않아 관객은 적을 거라 예상했지만, MUTEK 참가 예상자들에게 보낸 DM 덕분에 30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왔다.

첫 무대를 연 최혁진 작가
전환 시간을 10분으로 잡았지만 멤버들과 카를로스의 협업으로 훨씬 짧게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의 몰입도는 오히려 올라갔다. 최혁진·손세경 이후 오디오비주얼 형식이 이어졌고, 신은송의 무대는 사이키델릭한 색채로 몰입을 더 끌어올렸다.

사이키델릭한 색채로 몰입을 끌어올린 신은송 작가의 무대

추호승 작가의 무대
이어 추호승의 무대, 마지막은 김의진과 크레이지 라디오의 협업 무대로 오디오비주얼과 국악을 겹쳐 동양의 매력을 보여줬다.

김의진 작가와 크레이지 라디오의 협업 무대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많은 관객이 자리를 지키며 한국에서 온 아티스트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공연 후에도 자리를 지킨 관객들
정리를 마치고 최혁진과 숙소로 걸어가는데 발걸음이 이상하리만치 가벼웠다. 공연장 근처 그 동네는, 지금 돌이켜봐도 몬트리올에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는 곳이다. 숙소에서 이어진 뒤풀이로 팀은 한층 더 가까워졌고, 이후 몬트리올에 머무는 동안 여러 멤버가 함께 포럼을 듣고 공연을 보러 다녔다.

리허설부터 공연까지 세팅을 함께해 준 사운드 엔지니어 카를로스(Carlos)

NOMADlife.tv 쇼케이스를 함께 만든 팀과 관객들
[글쓴이]
2026 APE CAMP Global Connect 참여자 김의진, 추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