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은 광역문화재단에서 발굴·추천한 작가를 예술위가 후속 지원함으로써 작가의 다음 도약을 도모하는 지역–중앙 연계형 사업이다. 참여작가 17인은 올해 아르코가 지원하는 창·제작, 비평 자문, 기획자 및 공간 매칭, 출판, 전문가 1:1 컨설팅 등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다듬어 왔다. 지역예술도약 사업에 선정된 작가 중 고영찬, 김자이 작가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작품 제작 및 개인전 개최를 진행한다.
고영찬 작가(b. 1989)는 목포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영상과 설치 작업을 주로 만든다.
자칭 ‘독학수사관’이라스스로를 정의하는 작가는 다큐멘터리적인 방법론을 통해 장소를 탐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한다. 설화, 민속, 증언, 기록, 환상 등 장소와 관련된 다층적인 이야기를 연구 및 수집한 뒤 이를 통해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목적과 기능을 벗어난 ‘제멋대로인 장소(Unruly Place)’를 탄생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러한방식은 특정 장소에 대한 통념을 비켜가거나, 더 나아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장소를 상상함으로써 관람객을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끈다.
고영찬 《KATA Bonne descentet》 (2025). 현장 스케치. ©고영찬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신작
〈KATA: Bonne descente〉(2025)는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프랑스 현지에서 촬영된
해당 작품은 지하 세계에 매료된 공동체를 다룬 영상이다. 그들을 지칭하는 ‘꺄따필(Cataphile)’이라는
단어는 ‘아래’를 뜻하는 접두사 ‘cata’와 ‘애호가’ 또는 ‘광적으로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phile’의 합성어다. 이들이 지하에서 활동하며 어둠 속에서 감각과
지혜, 주변부로 치부되어 등한시된 것들, 법망을 빠져나가
벌이는 비밀 활동 등을 추적하며 그들의 문화를 영상에 담았다. 이들은 불법적인 침투를 통해 자신들만의
규칙을 만들고, 어둠을 활용하는 지혜를 익히며, 지하 공간을
일종의 놀이터로 변모시킨다. 영상은 꺄따필의 유산을 통해 불법과 합법,
지하와 지상, 비공식과 공식의 경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고영찬은 본인의 작업에서
일반 민중의 삶과 경험, 투쟁을 중심으로 역사를 재해석하는 접근 방식인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작품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선택해왔다. 그러나 이번 작업에서는 ‘아래’라는
단어를 계층의 의미가 아닌 지리적인 의미로 오독하면서 발생하는 사건과 현상에 주목한다. 계층에서 지리로
전환된 시선은 역사적 주체를 사회 구조 속 개인이 아닌 장소 자체로 이동시킨다. 이를 통해 공간적 조건과
지리적 환경을 매개로 역사를 읽고 기록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김자이(Kim Jayi)(b.1982)는 호주 멜버른 SOL gallery에서 개인전《휴식의 기술. ver. 헤테로토피아(Skill of R&R. ver. Heterotopia)》(2025.12.13.~2026.1.18.)을 진행한다.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는 ‘휴식’에대한 주제로 본인의 작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 빠른 속도로 맹렬히 달려가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삶과 휴식은 종종 뒷전으로 밀려나고는 한다. 그러나 질병을 계기로 휴식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기에서 나아가휴식에 대한 의미, 실행방법, 이에 대한 연구 등을 지속하고 자신에게 맞는 휴식의 방법을 찾아 나갔다.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re-member)〉, 2024, 혼합 재료, 가변 설치,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이미지: (재)광주비엔날레 제공, 사진: 가능한 창작관
그간의 조사와 연구를 모아 작가 스스로
다양한 휴식의 형태를 본인에게 시도하고 얻은 결과물이 〈휴식의
기술 1〉(2017~2020)로 이어졌다. 2017년부터 타인의 휴식의 방법을
조사하고 휴식이 수면, 명상과 같은 정적인 형태와 운동, 뜨개질, 산책과 같이 몸을 움직여서 얻는 동적인 휴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였다. 이후 이러한 활동을 직접 수행한 결과물을 모은 작품이다. 또한, 전시 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인공숲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안정을 얻는 과정을 보여준다. 〈휴식의
기술 3〉(2020)에서는. 인공숲을 조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 숲의 공간으로
전시의 장소를 옮기고, 관람객에게 QR 코드 등을 활용하여
휴식의 방법에 대한 질문을 묻고 그 대답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멜버른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5년만에 이루어지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나’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작품의 방향은 국내를 넘어 다양한 국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호주에서의 전시는 지금까지 한국, 아이슬란드, 독일, 멕시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 진행했던 휴식에 대한 다양한 결과물을 사운드 설치의 형태로 전시된다.
글_박경린(전시공간 리플랫 디렉터)
전시를 만들고, 책을 만든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시대 문화의 흐름을 전시, 출판, 포럼,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 등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시각예술에 대한 고유한 가치를 탐구하고,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전시공간 리플랫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