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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예술을 새롭게 잇는 곳

2025년 문 여는 문화예술공간 3

2025년 새롭게 문 여는 문화예술공간에는 유독 ‘최초’라는 타이틀이 눈에 띄었다. 일상과 예술이 만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최초의 문화예술공간은 그 지역과 장르에 어떤 활력을 가져다줄까?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부산콘서트홀’, 국내 최초의 사진 특화 공립미술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경기도 최초의 광역 도서관인 ‘경기도서관’ 등 각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문화예술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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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도시로 재탄생하는 부산
부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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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콘서트홀 전경 ⓒ부산콘서트홀

 

위치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평로250
개관 | 2025년 6월 20일 예정


부산이 클래식의 도시로 새롭게 태어난다.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부산콘서트홀’이 6월 20일 개관할 예정이다. 비수도권에서 최대 규모이자 최초로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공연장으로 부산시는 물론이고 국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다.

부산콘서트홀이 자리 잡은 부산 진구 부산시민공원은 부산시의 역사가 담긴 공간이다. 한때 주한미군의 기지였던 곳을 2010년에 부산시가 반환받아 도심 속 공원으로 조성한 이래 연간 700~800만 명이 찾는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부산시는 부산시민공원 조성 초기부터 콘서트홀의 건립을 계획했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의 문화예술적 위상을 높이는 한편 시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양질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도심의 빌딩숲 사이가 아닌 공원의 녹음 사이를 걷다 보면 등장하는 부산콘서트홀은 일렁이는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부산의 정체성까지 표현한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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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콘서트홀 조감도 ⓒ부산도시공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부산콘서트홀은 2,011석의 대공연장(콘서트홀)과 400석 규모의 소공연장(챔버홀)을 갖추고 있다. 대공연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공연장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이다. 공연장이 수도권 중심으로 몰려 있는 우리나라 클래식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케스트라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음색을 가지고 있어 악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파이프오르간을 비수도권의 공공 공연장에 최초로 설치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독일에서 직접 제작한 파이프 수 4,423개, 스톱 수 64개에 이르는 파이프오르간의 다채로운 음색이 콘서트장을 찾은 관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클래식 감상의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장 내부는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빈야드 스타일을 도입했다. ‘포도밭’을 뜻하는 빈야드는 무대가 홀 중심에 있고 객석이 무대를 에워싸며 계단식으로 배치되는 모양을 말한다. 어느 위치에서도 무대를 가깝게 느낄 수 있으며 음향 전달도 균일하게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독일의 베를린필하모닉을 비롯해 세계적인 공연장에서 채택하고 있는 스타일로서 관객과 연주자의 거리를 좁혀 친밀감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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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콘서트홀 대공연장 전경(좌) 및 파이프오르간(우) ⓒ부산도시공사

 

부산콘서트홀의 총괄 예술감독으로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선임되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시범 공연이 빠른 속도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6월 20일 정식 개관을 시작으로 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개관 당일 열리는 첫 무대에서는 정명훈 예술감독이 직접 지휘봉을 잡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일)과 선우예권(23일)의 무대도 예정되어 있다. 파이프오르간 리사이틀을 포함해 하반기 라인업도 거의 완성된 상태이다. 한편 부산항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개관도 2027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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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속에 가장 가까운 미술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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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사진: 정지현)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13길 68
개관 | 2025년 5월 29일 예정

 

사진은 오늘날 대중의 일상에 가까이 자리 잡은 예술 중의 하나이다.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진은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랑받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 각종 전시장이나 박물관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테마의 사진전과, 이를 보기 위해 줄서기를 마다 않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갈수록 높아지는 사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사진 전문 공공 미술관이 5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새로운 분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국내 사진 문화의 전반을 아우르고자 건립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사진 특화 공립미술관이다. 사진 매체의 특성인 기록성과 창조성을 초점에 두고 140년이 넘은 한국의 사진예술사를 체계화함과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사진의 미래를 탐구하며 한국 사진예술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취지에서 건립되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개관 준비는 2015년부터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사진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진 작품과 자료를 꾸준히 발굴하며, 2만 1천 점을 수집했다. 특히 1950~80년대를 중심으로 그 당시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풍경 사진과 인물 사진, 사진사 연구에 유의미한 작품, 사라질 위기에 놓여 시각예술문화 보존을 위해 꼭 필요한 작품 등을 집중적으로 확보해 왔다. 또한 2021년부터는 매해 사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진미술관의 건립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고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다.



2022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전프로그램 <정착세계> ⓒ서울시립미술관

 

개관전으로는 한국 사진예술사의 의미 있는 분기점을 만든 사진작가 5인을 조명하는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는 미술관 개관을 준비하며 진행한 약 10년에 걸친 연구와 수집을 바탕으로 기획된 전시로서 한국 사진사의 흐름과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사진미술관의 조성 과정을 기록한 아카이브 전시 <스토리지 스토리>도 함께 진행된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건립에 대한 동시대 작가 6인의 경험과 해석이 담긴 작품으로 구성되어 사진미술관의 건립 의의와 존재 이유를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될 것이다.

사진이 어느새 모두의 삶 속에 익숙한 일상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사진의 영향력과 예술적 가치를 나누고 싶은 모두의 곁에서 열려 있는 문화공간이 되고자 한다. 사진작가, 관련 종사자, 애호가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도 언제든 찾아와 사진을 즐기고 사진에 대해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삶 속에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 되길 꿈꾼다. 이를 위해 사진에 관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전시와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는 한편 역량 있는 신진 작가와 기획자를 발굴하며 국내외 유수 기관 간 교류와 협력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을 매개로 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교류가 확산되는 장이자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 지금 우리 시대에 사진이라는 예술의 의미와 담론을 확장해 나가는 깊이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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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열린 생활 친화적 문화공간

광역 대표 경기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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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관 전경 ⓒ경기도서관

 

위치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 30
개관 | 2025년 10월 예정

광교 신도시의 경기융합타운에 있는 독특한 외형의 한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선형의 비정형적 상승 구조로 마치 두루마리가 말린 듯한 모습을 형상화한 이곳은 올해 2월에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에 개관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광역 대표 경기도서관이다. 경기도서관은 경기도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광역 도서관으로서 도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도내 2천여 개 도서관의 정책과 협력을 총괄하는 정책 도서관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도서관은 층마다 다른 주제로 구성되어 이용객의 다양한 문화 활동과 평생 학습을 돕는다. 방송·영상 등의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는 지하 1층의 ‘창의의 공간’은 아마추어와 전문가의 실험적 공간으로서 새로운 창작물의 제작을 지원한다. 1층의 ‘연결(융합)의 공간’에서는 경기도와 도내 31개 시군의 정책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2층 ‘포용의 공간’에서는 어린이와 어르신 그리고 다문화 가정 등 모두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3층 ‘지혜의 공간’은 오감을 자극하는 라이브러리로 디자인되어 이용자에게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4층 ‘지속 가능의 공간’은 도서관의 핵심 메시지가 담기게 된다.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기후·환경 도서관’이라는 경기도서관의 비전에 맞추어 기후·환경과 관련된 자료를 전국 최대 규모로 수집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 5층의 '성장의 공간'은 창작활동에 자유롭게 몰두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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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관 층별 구성 ⓒ경기도서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실천과 변화의 공간이 되고자 하는 경기도서관의 의지는 도서관 건축 과정에도 녹아들어 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지열과 태양광 시스템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며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실내로 유입되는 태양 복사열을 차단하는 장치를 통해 여름철엔 과열을 방지하고 실내 적정 조도를 유지함으로써 이용자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실내 공간의 흐름에서는 경기도서관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과 연결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의 전 층을 아우르며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아트리움 공간과 이를 둘러싼 경사진 나선형 공간은 이용자 간의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 다각적인 만남의 경험을 선사하도록 조성되었다. 또한 ‘여유인보타닉(與YOUin보타닉)’이라는 이름의 생태공간을 조성하여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단지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활동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소통과 문화의 공간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배움과 성장은 물론이고 휴식과 여유를 즐기거나 다채로운 문화 체험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경기도를 대표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광역 대표 경기도서관의 개관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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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관 전경(좌) 및 준공 현장(우) ⓒ경기도서관

 



*본 웹진에 수록된 원고는 필자 혹은 인터뷰이 개인의 견해를 담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여민
박여민
프리랜서 에디터

예술과 문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지역성이 담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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