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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관객 경험과 함께

다채로워지는 공연 문화

작성자
글_이정은 (웹진 에이스퀘어 편집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오프라인 공연의 ‘대체재’로 여겨졌던 온라인 공연은 불과 몇 년 만에 공연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온라인 공연 영상을 오프라인에서 상영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공연 관람 경험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관람 방식이 확산되며 공연 문화는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공연 문화 현장을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편집부 주)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의 설렘은 여전히 특별하다. 그 설렘을 공연장 밖에서도 느끼고 싶어서일까? 최근 공연을 감상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공연장에서 직접 공연을 관람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면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 팬 커뮤니티 활동, 오프라인 상영 이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공연을 즐기는 관객이 늘어나고 있다.

공연을 즐기는 방식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온라인 공연'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불가피한 선택 혹은 임시방편으로 여겨졌던 온라인 공연이 이제는 하나의 새로운 감상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공연장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좋아하는 작품을 반복해서 보고 싶어서, 혹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등 관객은 저마다의 이유로 온라인 공연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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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네이버TV 후원라이브, (우) 오아라이브 ⓒ네이버TV, 오아라이브

네이버TV의 ‘후원라이브’가 온라인 공연 감상의 거의 유일한 선택지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오아라이브', '일루온', ‘플레이슈터’와 같은 공연 영상에 특화된 버티컬 콘텐츠 플랫폼들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관객은 실시간으로 공연을 함께 보며 채팅으로 다른 관객과 소통하기도 하고, 공연장을 방문하기 전에 예습 삼아 온라인 공연을 보기도 한다. 모든 공연은 회차 한 번 한 번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마니아 관객층은 이제 공연장에서 다시 보기 어려운 공연은 물론이고 현재 공연중인 작품의 공연 영상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대학로의 대표 제작사 중 하나인 '아이엠컬처'는 제작사 설립 10주년을 맞아 소장 영상을 3개월간 VOD로 한정 상영했는데 오픈 2주 만에 2,000회 이상 재생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24년 12월에는 대학로에서 뮤지컬 <아르토, 고흐>, <민들레피리>, <드라이 플라워>의 오프라인 상영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좋아하는 공연이 다시 무대에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던 관객들이 모여, 지난 공연 영상을 함께 관람한 이 행사에서는 배우들과의 질의응답, 럭키드로우  등의 이벤트가 함께 진행되면서 온라인 공연과는 또 다른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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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오아페 오프라인 상영회 현장 사진 ⓒ오아라이브

공연에 대한 관객의 참여 방식도 점점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관객은 SNS에서 공연에 대한 생생한 후기를 공유하고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대학로 제작사 '네버엔딩플레이'에서 운영한 '네버엔딩 리딩클럽'은 모든 회차가 조기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는 창작진과 대본을 함께 읽으며 작품을 이해하고, 직접 캐릭터가 되어 대사를 주고받으며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대사를 외울 만큼 공연을 수없이 봐 왔거나, 작품을 좀더 폭넓은 시야로 감상하고 분석하고 싶은 ‘연뮤덕'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의미 있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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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리딩클럽 현장 사진 ⓒ 네버엔딩플레이

적극적인 관객 문화는 공연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유튜브 채널 '혜화로운 공연생활'과 '인터파크'가 함께 주관하는 중소극장 뮤지컬 어워즈 ‘혜공 인 더 파크 어워즈’는 관객의 의견과 평가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시상 분야와 수상작(자)를 선정하고 있다. 또한 ‘SEEYA!’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관객들이 극장 좌석별 후기와 평점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며 서로의 관람 경험을 돕고, 열성 팬들은 자발적으로 티켓 나눔 이벤트를 진행하며 더 많은 사람과 공연의 감동을 나누고 있다. 이처럼 관객은 단순한 관람자를 넘어 공연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2024-2025 혜공 인 더 파크 어워즈 최종 후보 공개 ⓒ혜화로운공연생활

 

이제 우리는 극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 공연을 더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관객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고, 공연을 즐기는 다양한 방식이 확산되면서 공연 문화도 이전보다 풍요로워지고 있다. 적극적인 참여와 다양한 감상 방식은 공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더 많은 사람이 공연의 감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관객으로서 그리고 공연 문화의 구성원으로서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동참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즐거운 과제이다.

 



*본 웹진에 수록된 원고는 필자 혹은 인터뷰이 개인의 견해를 담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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